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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가 만들어내는 변화가 궁금해?_위민후코드 서울 편

  • 실행기간: 2023.11.25. ~ 2023.12.31.
  • 작성자: 빠띠워킹이
  • 작성일: 2023.11.25. 15:07
  • 조회수: 457

최초의 프로그래머는 여자였다. 오늘날 모습에는 남성이 주도하던 영역에서 여성이 발을 들이는 것 같지만, 1946년 최초의 디지털 컴퓨터 에니악이 만들어질 때 남성들의 관심은 컴퓨터 시스템을 구상하고 디자인하는 데 있었고, 실제로 작동시키는 것은 여성의 몫이었다. 남성들이 문제 해결법을 가져오면 여성들은 반복적으로 계산하고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꿨다.

컴퓨터 산업이 성장하면서 저임금에 비가시회되었던 코딩업무는 남성들의 자리로 옮겨겼다. 학력과 호모소셜(homosocial, 동성끼리만 교류하는)등의 제약으로 여성의 자리는 사라지거나 있더라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여성 프로그래머보다 남성 프로그래머의 수가 많아졌고 조직문화도 남성 중심적으로 흘러갔다. 이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IT업계가 탄생했다.

여성의 자리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 IT업계에서 위민후코드 서울(Women Who Code Seoul)은 IT직군 등 개발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들의 커리어에 영감을 불어주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수 많은 남성들 사이에서 나아가야 하는 여성들에게 어떻게 영감을 불어주고, 왜 불어주고자 하는지 위민후코드 서울의 경희, 혜선, 정원, 원지님을 직접 만나 보았다

 

*‘그럼에도 우리는'은 성평등을 주제로 다양한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활동으로 2022년 1기 13팀에 이어 올해는 9팀이 참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을 꾸려가는 빠띠의 활동가 나기(맨 오른쪽)가 ‘WWCode Seoul(위민후코드 서울)’의 팀원 (맨 왼쪽을 기준으로)원지, 경희, 정원, 혜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Parti

 

WWCode Seoul(위민후코드 서울), 어떤 조직인지 궁금하다

 

위민후코드 서울(Women Who Code Seoul)은 설립된지는 5년 된 글로벌 단체로, 201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했다. 글로벌 단체 활동이 먼저 시작되고 이후 서울 지부가 만들어졌다. WWCode까지는 모두 이름이 같고, 맨 뒤에 오는 이름만 도시 이름을 따른다. 현재 약 147개국에서 320,000명의 멤버와 함께하며, 타이페이, 도쿄 등에 지부가 있다. 

각 지부별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활동이 진행된다. <Tech Lounge>와 동아시아 네트워크와 함께 진행했던 <Empowering Yourself, Empowering Others>는 테크업계에서 시니어로 활약하는 여성들을 초청해 일에 대한 노하우, 커리어에 대한 멘토링, 다양성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는 토크쇼다. 또한 여성 시니어를 인터뷰하는 <Nailed IT> 프로젝트와 <하프타임>과 같은 컨퍼런스도 진행했다. 이 밖에도 지부와 상관없이 위민후코드 운영진이 공통으로 송출하는 글로벌 이벤트도 존재한다.

조직에 들어온 계기는 각자 다르다. 세미나를 통해 알게 되기도 하고, 블로그를 통해 WWCode Seoul의 존재를 알게 되기도 한다. IT 업계에 있으면서 느낀 바를 각자가 실행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들어오게 됐다. IT 업에서 일하며 느낀 조직문화와 생태계의 특성이 있었다. 성장만을 장려하고 태도,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 등으로 생겨나는 여러 문제들이 많은 가운데 여성으로서 IT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다. 또한, IT 업계 여성의 리더십을 키우고 싶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IT 업계에서 느끼는 갈증과 고민을 나누기 위해

 

대부분의 IT 업계에서는 힘들거나,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려는 말을 하면 “네가 이상한 거 아니야?” 라는 눈초리를 받는다. 개인화 되어 있다. 성장도 개인이고, 증명도 개인이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가 어렵다. 마땅히 모아져야 하는 이야기도 파편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욱 답답하다고 느껴진다. 공감대 형성이 안 되는 분위기다.

 

“서로의 아픈 지점을 언어화 하고 표현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혜선)

 

"너무 개인의 능력으로만 환원되는 분위기가 나의 어려움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말하는 걸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경희)

 

이런 고민들이 있던 것을 처음에는 주로 디스코드에서 어떤 활동을 해볼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4월에 ‘그럼에도 우리는(이하 그리는)' 지원사업을 발견했다. 어떻게 하면 IT업계에서 느끼는 갈증과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그리는'에 참여하면서 기획단계부터 아이데이션에 많은 시간을 쏟고, 진행하면서 가다듬을수 있었다.

 

“기술적 성취보다, IT 업계의 한계점과 개선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여성주의적으로 IT업계를 바라보자가 핵심이었다.” (정원)

 

그 중 한 프로그램으로 여성주의 자체에 대해 듣는 시간과 개발 업계에서 오래도록 일한 여성분을 연사로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2011년부터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공공기관 그리고 올해는 프리랜서까지 다양한 조직에서 여러 방식으로 일을 경험한 경숙님은 조직생활을 하며 겪은 일상적인 성차별과 이에 대응했던 경험을 통해 ‘내가 경험한 테크업계 조직문화'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강연자 중심의 대화가 아닌, 참여자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으며 IT업계에서 ‘좋은 여성 선배'가 되려면 뭘 하면 좋을지?, 조직 문화에서 좋은 오프 보딩(Off-boarding, 조직에서 떠나는 것을 의미함)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대화를 나누며 WWCode Seoul 안에서도 다양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하다면 👉https://bit.ly/테크업계의조직문화

 

   ‘위민후코드서울'이 <그럼에도 우리는>에 참여해 진행한 Redirect to ____ : 내가 경험한 테크 업계의 조직 문화 ⓒParti

 

새롭게 기획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하다

 

글방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커리어가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해 쓰는 활동이다. IT 업계에서 글이라고 하면, 기술적인 것에 치중된다. 이런 글은 질리도록 많다. 글방은 그런 쪽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쓰는 활동이다. 나의 정신적인 부분을 풀어내는 작업이다.

 

“글방은 온라인으로 4주에 한 번씩 진행된다. 열명 내외가 참여한다.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IT 업계 사람들이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생각들을 글을 통해 나누고 싶었다. 글을 쓰며 기능하는 나 이외의 나를 돌아보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게 목적이다” (경희)

 

앞서 말했듯 IT 업계만의 강박이 있다. 또한 이직이 잦은 분야다 보니, 내가 오늘 한 이야기가 다음 직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때문에 완벽한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게 될까? 라는 고민도 있지만 시도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글방을 파일럿으로 시도했을 때, 생각보다 내면의 이야기를 많이 말하는 게 신기했었다. 그래서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 ‘아, 이게 필요 하구나.’ 라고.” (정원)

 

또, 그리는 활동을 통해 ‘변화의 월담' 분들을 알게 됐다. 협력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글방이 정신이라면, 변화의 월담과는 신체 활동을 할 예정이다. 

 

‘WWCode Seoul'과 ‘변화의월담’이 기획한 몸을 살리는 기술 워크샵. 이벤터스에서 신청할 수 있다. ⓒhyejeong_photo

 

WWCode Seoul(위민후코드 서울)이 만들어낸 변화, 꿈꾸는 변화

 

IT 업계의 조직문화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한 게 가장 큰 변화이자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 IT 업계의 공론장에서는 화두가 제한되어 있다.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 외에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WWCode Seoul의 ‘그리는’ 활동을 통해 내가 겪는 문제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IT 업계의 시스템과 조직문화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감각을 공유하며 다른 관점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만든 게 큰 변화다.

또한, 연사님을 비롯한 롤모델을 알아갈 수 있던 게 좋았다. 그렇게 롤모델을 만나고, 여성이 자신의 성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장려했다는 게 성과다. 조경숙 연사님을 모시고 토크쇼를 했을 때, 네트워킹 세션이 있었다. 그때 만났던 분을 실무에서 또다시 만났었다. 참여자를 만났던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네트워킹 행사에서는 주로 내가 가진 기술 중심으로 서로를 소개하게 된다. 행사 끝나고 만났던 사람들을 돌아보면 직무와 회사밖에 기억에 남지 않는다.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사람과 다른 차원에서 연결되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는 행사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경희)

 

‘WWCode Seoul(위민후코드 서울)’의 경희, 정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Parti

 

“각자 온 사람이 한 명의 에이전트가 되서, 원래 자리로 돌아갔을 때 대안적인 단어를 쓰거나, 기획을 하는 등 실제 행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게 그분의 환경을 바꾸고 서서히 다른 부분들도 바꾸는 모습을 꿈꾸고 있다.” (원지)

 

“사람들이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으면 좋겠다. 어느 수준에서는 다 개인화 될 수밖에 없는 게 있다. 하지만, 여성주의는 따뜻한 거라고 생각한다. 물어봐주고 필요하면 돌봐주고. 문제가 있다는 걸 파악하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그 짐을 서로가 나눠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문화에서의 변화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혜선)

 

“비슷한 활동을 쭉 해나갈 것 같다. 현장에서는 물론 말하기 어렵지만, 그 말을 쉽게하기 위해서 WWCode Seoul 활동을 하는 것이다. 기술이 미치는 영향력이 큰데, 여기에 몸담고 있는 여성 분들이 적고 40대가 되면 사라진다. 집으로 간다거나, 더 유연한 직종으로 간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일조하고 싶다. 어떤 방식이 될지는 모르겠다. 작은 워크샵을 운영하는 것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임팩트가 있다. 워낙 없다보니까. 동료들이 안 없어질 수 있게 하고, 동료를 많이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정원)


12월 1일부터 WWCode Seoul 운영진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위민후코드서울 인스타그램 채널에서 확인해보세요.@wwcode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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