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카드로 엄마 몰래 탐폰 샀어.”

  야. 나 오늘 완전 대박이었다? 우리반 애들이랑 홍대 가서 놀다가 집 가는데 갑자기 생리 시작한 거임… 그래서 지하철 생리대 썼어. 다행히 옷에도 안 묻고. 지하철 생리대 있어서 살았어, 진짜. 예전에도 한 번 이런 적 있었는데 기억나? 그때는 이렇게 공짜 생리대 없었잖아. 딱 밥값밖에 없어서 생리대 살 돈이 없는 거야. 대충 휴지로 수습했는데 계속 신경 쓰이고 돈 없는 게 너무 우울해서 그날 그냥 집에 갔어. 집 갔더니 새기 직전이었더라고. 그거 생각하면 지금은 갑자기 생리해도 전처럼 망했다, 싶지는 않는 것 같아. 어쨌든 아까 탐폰 사서 집 들어왔어. 에이, 엄마는 탐폰 절대 못 쓰게 하지. 월경카드로 샀어, 몰래. 난 생리대보다 탐폰이 더 잘 맞는 것 같아. 월경카드 있으니까 비싼 것도 처음 보는 것도 이것저것 써볼 수 있는 게 좋은 듯. 혹시 탐폰 궁금하면 하나 줄게. 아, 나 이제 자야겠다. 내일 봐!

“가난하고 비밀스러운 우리의 월경”

  공짜 생리대? 월경카드? 이게 다 무슨 말일까요? 위 대화는 기호 4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가상의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집밖에서 갑작스런 생리를 맞은 청소년은 지하철에 비치된 “공짜 생리대”를 쓰고, 엄마가 “절대 못 쓰게” 하는 탐폰을 “월경카드”로 몰래 사서 친구에게 추천합니다. 그러면서 공짜 생리대도 월경카드도 없었던 시절, 같은 상황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길 한복판에서 월경이 시작된다? 월경을 해본 적 있는 누구나 이런 상황을 떠올리면 서늘한 공포가 가슴을 스칠 겁니다. 옷에 피가 묻었을까봐 전전긍긍하고, 당장 생리대가 없어 휴지 등으로 수습하고, 가격 때문에 혹은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탓에 내게 맞지 않는 월경용품을 쓰면서 불편했던 경험 역시 대다수가 공유하는 일이지만, 쉽사리 말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월경은 개인이 감당하고 관리해야 하는 일로 여겨지니까요. 우리의 월경은 너무나도 가난하고, 비밀스럽습니다.

  특히 보호자에게 경제권을 통제받거나,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인 청소년이 겪는 ‘월경빈곤’은 더욱 심각합니다, 작년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서울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운동본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98.1%가 ‘월경용품 구매에 드는 비용이 비싸다’고 응답했으며, 74.7%가 ‘비용이 부담돼 생리용품 구매를 망설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학교 보건실 등 일부 공공시설에서 무상으로 월경용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자유로운 이용이 쉽지 않습니다. 월경용품 제공 시설의 수가 적고, 월경을 쉬쉬하고 가난을 무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무상 월경용품을 쓰는 데 눈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월경용품 지원의 대상을 저소득층 청소년으로 한정하여 낙인을 찍고, 근소한 차이로 지원받지 못하고, 신체 다양성이 고려되기 어려워 실질적으로 지원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원대상 확대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코로나19로 인해 월경빈곤이 심화되었음에도 월경용품 보편지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터부가 아니라 권리와 일상으로”

  월경은 우리 몸이 경험하는 여러 생리현상 중 하나이며, 월경용품 없이는 존엄한 삶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월경용품은 기본적으로 지원되어야 하는 필수품입니다. 그러나 월경은 여성혐오와 맞물려 의학의 측면에서, 사회의 측면에서, 일상의 측면에서 터부시됩니다. 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월경통에 대한 별다른 해결책이 없고, 월경을 중단하는 시술은 비싸며, 월경용품 역시 비싸고,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문제 있는 성분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져 큰 분노를 일으킨 적 역시 있습니다. 월경이란 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구는 것이 당연한 세상에서, 월경으로 인해 일상 속에서 겪는 곤란은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취급받습니다. 그렇게 월경은 우리 삶의 일부가 아니라 최대한 감추고 기피해야할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월경은 권리의 측면에서 다루어져야 합니다. 누군가는 이 정도면 충분히 지원되고 있지 않느냐 하지만,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지금의 월경 지원은 선별복지의 차원이며, 월경을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이끌어내지 못 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성분이 불분명한 싸구려 생리대가 아니라 안전성이 검증된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생리대가 비치되어야 합니다. 언제 어디에 있든 얼마나 가난하든 월경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무상생리대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일회용생리대뿐만 아니라 탐폰, 월경컵, 기저귀형생리대 등 다양한 월경용품을 경험하고 자신의 몸에 잘 맞는 것을 찾아볼 수 있어야 하며,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기 위해 개인별 월경용품 구매가 지원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피가 숨겨야 할 것이 아닐 때, 우리가 가는 길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월경이 두렵지 않은 신지혜의 성평등서울”

  더는 월경이 두렵지 않은 서울, 상상이 되시나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4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서울시장 후보는 성과 재생산 권리가 보장되는 서울, 어디서든 생리대를 구할 수 있는 서울, 생리용품을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성평등서울” 공약을 내놓았는데요. 이 중 “서울시 무상생리대 공약”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첫째, 매달 월경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월경카드 지급

① 코로나19로 ‘월경빈곤’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월경용품은 필수재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득상실과, 높은 생리대 가격 등으로 인해, 월경용품을 제때 사용하지 못하는 ‘월경빈곤’이 발생한다.

① 서울은 2019년 12월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최초로 청소년 월경용품 보편지급 조례인 ‘서울특별시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개정안’을 가결했지만, ‘청소년복지지원법’ 시행인 2022년 4월까지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② ‘청소년 보편지급’을 넘어, 서울 전역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월 15,000원의 월경카드를 지급한다.

둘째, 현행 공공기관의 ‘비상용’ 생리대의 비치를 넘어, 공공기관, 학교, 지하철역, 약국 등 대중이용시설 중 접근성이 용이한 지정시설에 월경용품을 상시 비치

  신지혜가 시장인 서울, 월경이 권리인 서울이 만들어진다면 서울시민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피의 유무가 우리가 가는 길을 막지 않는 서울을 꿈꾸기 위해, 신지혜 캠프가 5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강남역에서 <월경은 성과 재생산 권리>라는 주제로 기획유세를 펼칠 예정입니다. 신지혜 후보가 만들어나갈 서울이 궁금하다면, 월경이 어째서 권리인지 아직도 궁금한 분이 있다면, 오후 6시 강남역에서 만나요!

“월경이 권리일 수 있는 서울을 꿈꾸며”

  여러분이 꿈꾸는 월경이 권리인 서울은 어떤 모습인가요? 무상생리대와 월경카드 지급에 동의하시고, 신지혜를 응원하신다면 공감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그리고 월경 기간에 내가 겪었던 어려움, 가장 필요했던 물건, 생리대가 비치되었으면 하는 장소에 대한 아이디어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신지혜의 성평등서울, 함께 만들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