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다시입다연구소 강연 “가장 지속가능한 옷은 이미 옷장에 있는 옷”
- 작성자: 쭈쭈
- 작성일: 2023.07.27. 17:03
- 조회수: 315
안녕하세요? 청년참여연대입니다.
지난 7월 20일 목요일, 청년참여연대 2023 캠페인 ‘지구로운 의생활’ 🌎+👕 두 번째 모임은!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를 모시고 강연을 들어봤어요. 다시입다연구소는 패션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알리고, 지속가능한 의생활을 위해 연구하고 활동하는 비영리스타트업인데요, ‘21%파티’ 인식 개선 활동부터 ‘패션 재고 폐기 금지법’ 입법 활동까지 벌써부터 많은 변화들을 만들고 있답니다. 청년 캠페이너들은 이번 강연에서 어떤 캠페인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었을지, 정현 캠페이너의 후기로 만나보시죠! 👉🏻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가 말하는 <패스트 패션의 환경오염 문제와 대안>
정현 캠페이너
청년참여연대 환경팀 지구로운 의생활 캠페이너들은 지난 7월 13일에 본격적으로 1회차 모임으로 만나 패스트 패션과 관련하여 많이 알려진 영화 <더 트루 코스트(2015)>를 시청하고 감상평을 나누었어요. 영화의 주된 내용은 개발도상국의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저임금 노동자의 삶, 그리고 의류 산업이 불러일으키는 환경 오염과 질병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나를 돋보이게 하고 멋져 보이기만 했던 그 ‘옷’이 품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에 한번 놀라고, 이토록 중요한데 지금까지 알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영화를 본 우리들의 가장 큰 물음표는 “그래서 영화가 만들어진 2015년 이후로 7년이 흐른 지금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였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2회차 모임에서는 <패스트 패션의 환경오염 문제와 대안>이라는 주제로 다시입다연구소 정주연 대표의 강연이 열렸는데요. 강연 내용은 다시입다연구소를 설립하게 된 계기를 시작으로 옷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누가 만드는지,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은 어떻게 되는지, 세계에서는 지속가능한 의류산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의생활은 무엇일지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이 중에서 제가 강연을 들으면서 특히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골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정주연 대표가 환경 문제 안에서도 의생활에 집중하게 된 얘기가 흥미로웠습니다. 현재 환경 문제를 말할 때 소비자본주의가 빠질 수 없는데 이건 끝없는 경쟁과 발전으로 인해 생긴 문제죠. 쓸 만큼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훨씬 많은 양의 물건을 만드는 거예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무언가를 사는 데 있어서 지불할 돈만 있다면 갖고 싶은 만큼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럼 소비가 문제라는 걸 인식했을 때 뭐가 제일 문제일까? 그건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핸드폰, 냉장고와 같은 전자제품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역시 ‘옷’이 아닐까요?
저렴한 옷을 사서 한 철 입고 버리고 다음 해에 새로운 옷을 사고 또 사는 행위는 이제 그만두고 ‘옷의 수명을 최대한으로 늘려 입어 최소한으로 버렸으면 하는 것’ 이게 바로 다시입다연구소의 모토라고 합니다. 저는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다양한 분야의 강연을 들었는데 어디 가서도 의류산업의 문제를 말하는 강연을 들어본 적은 없어서 직접 이 문제에 대해 말하는 강연자의 창립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게 들렸어요.
여기서 약간의 정보를 얹자면, 흰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에는 2,700리터의 물이 필요하고 (대략 3년 동안 한 사람이 마실 물의 양과 같아요.) 청바지 하나를 만드는 데에는 7,5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는 옷의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옷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요. 아주 큰 차이점이 있는데 바로 썩느냐, 안 썩느냐에 따라 나뉘어요. 면이나 마와 같은 천연 소재는 썩는데 나일론이나 폴리에틸렌 등의 합성섬유는 썩지 않죠. 썩지 않는 것도 큰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썩는 천연 소재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에요. 면이 되는 목화는 살충제와 농약을 엄청 쓰고 목화는 전 세계 살충제 사용량의 25%를 차지할 정도예요. 게다가 인도에서 생산하는 목화의 95%는 유전자 변형 씨앗인데 이 씨앗은 종자 비용이 매우 비싸서 농부들은 해마다 새로운 종자를 구입해야 하고 이 때문에 많은 빚을 떠안게 돼요. 이 정도면 죽음의 목화가 아닐까 싶어요.
그러면서 깊이 반성을 하게 되기도 했어요. “지난날 나는 ‘기간 한정’, ‘초특가 세일’, ‘오늘만 이 가격’ 등 얼마나 많은 마케팅 문구에 눈이 돌아갔고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옷을 산 거지?” 싶었어요. “저 옷 예쁘다”, “사고 싶다”고 생각하기 전에 이건 왜 이렇게 저렴할 수 있는 걸까? 생각했으면 좋았을 텐데 싶기도 하고요. 한 편으로는 지금부터라도 잘하자 라는 마음이 들어서 옷장 속에 있는 옷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이어서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대부분의 헌옷수거함은 나라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닌 개인이 설치하고 재판매하는 방식이라는 점, 국내 제시장에서 재판매되는 비율은 5%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아프리카 혹은 동남아로 수출된다는 점이 다른 의미에서 놀라웠습니다. 심지어 수출되는 옷의 절반 가까이 되는 양은 쓰레기 매립지로 버려지는데 따로 소각장이 있는 게 아니라 땅이 있는 곳 -> 즉 아무 데나 버려진다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사실 사놓은 옷을 너무 안 입으면 의류수거함에 버리는데 우리는 이걸 정말 일반쓰레기 버리듯 ‘진짜’ 버린다고 생각하진 않잖아요. 좋은 마음으로 누군간 입겠지? 라는 생각을 하곤 하죠. 그런데 사실은 애초에 옷을 최대한 덜 사고 오래 입는 게 어느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다섯번째 챕터에서는 지속가능한 의류산업을 위한 노력에 관한 내용인데요. 요새 유럽연합에서는 의류 폐기물 규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지속가능한 순환 섬유 전략’을 발표하기도 하고, 또 진실을 외면하고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패스트패션 기업을 단속하려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여서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의류산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기도 했는데요. 한편으로는 과연 가능할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걱정이 드는 와중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해야겠죠? 바로 여기서 마지막 여섯번째 챕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요. 정주연 대표는 “기업에서 새로운 걸 만들고 우리가 그것을 소비하기보다 입은 옷을 또 입고 재사용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의생활이라고 답했어요.
리사이클링, 업사이클링도 좋지만… 우리 오늘부터 옷장 속 옷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애정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가장 지속가능한 옷은 이미 옷장에 있는 옷!
공감
0명이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