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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공론장 후기] 서울청년유니온X빠띠 "공정의 대안을 찾아서"

  • 작성자: 빠띠
  • 작성일: 2021.05.12. 17:13
  • 조회수: 315

2021년 4월 24일 청년노동조합 서울청년유니온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작은공론장 "공정의 대안을 찾아서"를 열었습니다. 

작은공론장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진 일상의 이슈, 사회적 현안에 대해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토의를 통해 공론을 형성하고자 하는 공론장입니다. 이번 작은 공론장은 온라인(zoom)으로 실시간 문자통역과 함께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사전에 디지털 공론장 플랫폼 ‘빠띠 믹스'에서 공정과 관련한 주제로 토론을 나누었습니다. "연공급vs직무급, 공정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임금체계가 좋을까요?", "임금노동으로 의식주에 문제가 없다면, 청년은 여전히 주식투자에 열광하게 될까요?"의 주제에 투표를 하고 댓글로 의견을 남겼습니다. 

 


온라인(zoom)으로 진행되는 공론장 행사 중, 빠띠 믹스 사전 토의 내용을 공유 중인 참가자들 

 

이번 작은공론장은 '공정'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고 현재의 공정담론을 넘어 다음의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하여 준비되었습니다. 행사는 참가자 자기소개와 청년유니온과 빠띠 소개, 발제와 소모임 토론, 마지막으로 소모임 논의의 공유로 진행되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참가자 전원이 "저는 OO하는 것이 좋아서 OO이 어릴 적 꿈이었던 OO입니다"의 형식으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두 단체의 소개와 공론장 안내가 이어졌고 노동과 투자에 관한 두개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 미니발제


발제중인 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왼쪽),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오른쪽)

 

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는 "공정과 노동시장"을 주제로 발제를 했습니다. 발제자는 노동시장 진입에 있어 우리가 당연히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은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반성적 평가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중노동시장구조를 가진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담론은 안정적인 10% 정도의 좁은 영역의 노동시장에 노동자를 모두 집어넣자는 이야기가 된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중노동시장구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도 이야기 했습니다. 또 그동안 노동시장에서는 안정적 고용과 복지만 제공되면 된다는 경제주의적 시각이 있었는데 이제는 노동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중요해졌다며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인지해야 일자리 중심의 이중노동시장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두번째 발제로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주식, 부동산 투자와 공정에 대하여 이야기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과 코인 등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알려주는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노동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지 못하고 자신이 부차적인 존재가 되고 개인의 존엄이 사라진다는 것에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 이유는 자산이나 인프라가 이미 공정하지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공부가 아닌 투자가 자신을 위한 일이라 여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지금의 '공정'은 성공할 수 있는 사람들의 룰을 보장하는 공정을 말하는 것이라며 이 담론 때문에 다음의 사회적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정의롭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가 이어져야 한다며 기득권의 논리만 남겨주는 공정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쓰지 말자고 말했습니다. 



🏕 소모임 토론

다음으로 작은공론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소모임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약 5명씩 노동시장 관련 주제로 이야기를 할 조 3개, 투자 관련 주제로 이야기할 조 2개로 나누어 토론을 이어나갔습니다. 

 


소모임 토론에 참여하며 실시간으로 내용을 기록중인 스탭

 

노동시장 조에서는 작년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과 임금격차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습니다.

"무기계약직이 제기하는 이슈와 주장들이 '정규직이 하는 경쟁적인 채용과정을 거치지 않아서'의 이유로 묵살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노력' 혹은 '안착'한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정책을 결정할 때 합의되고 숙의되지 않은 채로 위에서 결정된 내용을 받아들이게 되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공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사회 전체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직이나 취준생이 분노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분노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같은 일을 하는 비정규직을 공격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안정적인 중심부 노동시장이 너무 적은 것이 문제인 것인데 이를 문제 삼아 논의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공공기관에서도 점점 직무급제나 생산력, 성과에 따라 돈을 지급하는 게 공정하다는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흔히 대학 비진학 노동자나 불안정한 노동을 하는 사람, 야간 노동자 등 시간 빈곤이 있는 사람들은 일을 위한 스킬 개발 시간이 부족해 숙련 빈곤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능력이나 숙련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것에도 위험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보장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력, 경력, 성별, 업무의 특성으로 대부분의 임금격차가 발생합니다. 임금격차가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다고도 생각하는데, 하지만 성별에 따른 격차라던지 동일노동을 했으나 동일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투자 조에서는 부동산/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 그것이 공정한지에 대한 의견과 투자와 투기의 구분이 가능한가, 임금노동으로 의식주에 문제가 없다면 청년은 여전히 투자에 열광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학자금 빚이 있습니다. 월세로 집을 사려고 해도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돈이 많은 집은 받을 수 있는 대출 금액 자체가 다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격차를 조정하는 것이 평등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정문'에만 몰입합니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순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나는 통장에 500만원밖에 없지만 언젠가는 부자가 될 생각에 그들 편을 드는 것이 속상합니다."

"노동소득으로 집 한 채 살 수 없는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괜찮은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도 부동산, 주식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을 마련하려면 투자를 안할 수가 없는 사회구조가 된 것 같습니다. 투자는 주거문제와 맞닿아 있어요. 기계적으로 따지면 공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운이 작용하기도 하고요. 노동보다 투자가 주가 되는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본 이익률이 노동 이익률보다 높지 않습니까. 2009년에 금융위기 해결한다고 미국이 찍어낸 화폐도 아직 해소가 안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실물경제 투자처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주식투자에 모두가 뛰어들게 할 만한 경제적 합리적 근거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주식을 하고 있고 은행에 돈을 넣었던 것 보다 합리적이었습니다. 적금 붓 듯이 주식을 하는 중입니다."

"투자는 우리 사회의 생산 주체 중 하나인 기업이 성장하도록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투기는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공정한 분배와 정의로운 분배를 망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투자와 투기는 그런 면에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도는 곳이 다릅니다. 기업에 투자를 하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쓸 수도 있고 인재를 데려오는데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에 돈을 넣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개인을 위해서만 돈이 돌게 됩니다. 다음 사람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어떤 세력에 속하게 되는 느낌이 듭니다."

 

"의식주가 해결이 된다면 청년세대부터 투기에 열광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청년들까지 주식 투자, 투기에 열광하게 된 것은 의식주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가 생각해도 사회적으로 건강한 방향으로 가려면 투자나 투기를 통해서 수익을 내는 것보다 저축을 해서 노후를 준비하고 자립을 해나갈 수 있는 루트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잘 되어 있으면 지금처럼 열풍이 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서울청년유니온 위원장 제제

 

🌿공유와 제안

열정적인 소모임 토론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각 모임에서 했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빠띠 믹스에 각자가 생각하는 공정의 대안을 제시하는 글을 올려보기도 했는데요, 다양한 해결책을 참가자들이 제안해주었습니다.

 

"무한경쟁 시대에서 사람들이 각자도생하고 서로를 챙기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가 회복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뜬구름 잡는 것 같지만 서로 안부를 묻는 게 안되는 등 원자화된 시대를 살고 있는데, 서로를 챙기면서 살 수 있는 것이 근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능력주의와 경쟁을 당연한 것이라고 사회는 우리에게 주입을 해왔습니다.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떨어지면 도태됩니다. 끊임없이 누군가를 이겨야 하는 것이지요. 나는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저 사람들은 나만큼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여기에 와있다고 생각해서 억울해 하는 것입니다. 수능 중심의 입시제도,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교육제도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임금불평등의 해소가 중요합니다. 요즘 기본소득 이야기도 나오는데, 기본 생활을 할 수 있는 주거, 네트워크 형성 등까지 확장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협의된 제도나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필요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보다는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식적인 것이니까요. 같은 일 하면 같은 돈 받아야지는 받아들일 만한 논리인 것 같습니다. 적은 정규직 영역에 사람들을 욱여 넣으려다보니 문제가 더 발생하는 것 같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이를 채택하게 되면 굳이 비정규직을 만들 필요가 없어요."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취준생 친구들은 그들끼리만 이야기하고, 정규직은 비정규직과 이야기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우리 안에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공론장이 많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사를 마치며, 참가자 단체사진

 

💻 계속되는 디지털 공론장

빠띠 믹스 서울청년유니온 그룹에서는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제안에 대한 동의와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은 공론장에서 했던 논의,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을 온라인에서 이어갑니다. 작은공론장에서 했던 이야기를 확인해 보고 싶다면, 논의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면 빠띠 믹스 서울청년유니온 그룹에 놀러와 주세요. 투표와 제안에서 논의에 참여할 수 있고 공개된 발제문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추후 올라올 다른 주제의 콘텐츠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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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개요
• 행사명: "공정의 대안을 찾아서"
• 일시: 2021.4.24(토) 14:00~16:30
• 장소: 줌(ZOOM), 빠띠 믹스
• 주최주관 : 서울청년유니온 X 빠띠
• 후원: OSF

🔗더 알아보기 
• 빠띠 믹스 서울청년유니온 그룹 : https://parti.mx/syunion
• “공정의 대안을 찾아서" 공론장 스케치 영상: https://youtu.be/BUbFpKl-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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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란희 (외부 기고)
문의: 빠띠 믹스팀 mix@parti.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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