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 상승과 식량위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곡물가의 상승과 더불어 식품 및 축산과 관련된 물가 역시 연일 고공행진 중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 가격식량지수의 경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에는 직전 달 대비 13% 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최근들어 다시 물가가 하락할 예정이라거나, 곡물가 안정 이후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들려옵니다. 최근 선물 시장에서 밀의 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31일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곡물가가 서서히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유엔이 흑해 봉쇄로 막힌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을 다시 열기로 하면서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보입니다(뉴시스.2022.08.01).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기후위기, 곡물 시장의 금융화 등의 이유로 곡물 시장의 불안정이 전쟁이 종결된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입니다. 이처럼 곡물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는 때에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란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까요? 곡물가격의 상승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목소리들을 함께 살펴 봅시다.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조동진 경제전문 기자 “결국 현실적으로 우선은 향후 몇 년간 비용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우리 곳간에 필요한 양의 곡물을 품목별로 쌓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 “전국 농어촌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균형발전정책은 ‘지역소멸’을 막는 시대적 과제이면서, 장차 무시무시한 ‘빵플레이션’을 막을 식량안보의 해법”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 “안정적으로 공급처를 확보해 수입하는 게 중요하다”
🧩윤병선 건국대학교 교수 “이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데 일조하는 농민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은 사회적 책무”
🙅🏻♀️곡물의 비축량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조동진 경제전문 기자는 지난달 7월 24일 ‘피렌체의 식탁’에 기고한 글을 통해 곡물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도 안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이런 경지 면적의 약 3분의 1이 훼손”되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조 기자는 “지금 당장 전쟁이 끝난다 해도 세계적 곡창지인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생산량은 전쟁 전과 비교해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합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남부나 흑해 지역이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놓이게 될 경우, 러시아가 이를 세계곡물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막힌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에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이후 곡물시장에 그 효과는 지속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는 과정에서 “수입을 통해 곡물 등 식량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국가들 입장에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됩니다. 조 기자는 “FAO는 향후 2023년까지 곡물 공급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며 밀 가격은 8.7~21.5%, 옥수수 가격은 8.2~19.5% 상승할 것”이며 “보리와 수수 등 다른 대체 곡물들의 가격 역시 2023년까지 7%와 19.9%쯤 오를 것”으로 전망중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정부는 이에 어떠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까요? 조 기자는 현재 곡물가와 곡물 자급률에 대응하는 정책으로 자주 논의되고 있는 ‘해외 농업 확대’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현재 전 세계 곳곳에서 곡물·식량 자원의 무기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해외 농업을 확대할 만한 생산성 높은 경작지를 외국에서 마련하는 것은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불어 “보호주의 등 자국 내 생산물의 외부 반출 관련 인·허가권도 강화”되고 있기에, “우리 자본에 의한 생산물이라 해도 현지 인·허가권 앞에 무력”해지는 상황 역시 ‘해외 농업 확대’를 통해 곡물 자급률을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조 기자는 “해외 직접 경작 대신 곡물 터미널과 저장소를 확보하는 방안” 또한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효율성이 높고 시장성 있는 해외 곡물 터미널과 곡물 저장고들은 이미 주요 메이저 농업 기업들과 주요 농업국들은 물론, 거대 투자자본인 헤지펀드들과 국부펀드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 기자는 곡물 자급률과 관련해서 현재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효과정인 방안은 “향후 몇 년간 비용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우리 곳간에 필요한 양의 곡물을 품목별로 쌓아 두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은 양곡관리법과 양곡관리법 시행령을 근거로, 양곡 부족으로 인한 수급 불안, 자연재해, 전쟁 등 식량 위기에 대비하여 일정 물량의 식량을 비축하는 제도인 ‘공공 비축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는데요. 그 품목과 규모를 늘려야한다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피렌체의식탁.2022.07.24)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어촌의 인구’유출’을 막아야 합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은 지난 25일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전국 농어촌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균형발전정책은 ‘지역소멸’을 막는 시대적 과제이면서, 장차 무시무시한 ‘빵플레이션’을 막을 식량안보의 해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쟁, 기후위기 등으로 인한 밀가격 상승의 여파가 세계 곳곳을 강타하고, 밀을 재료로 생산되는 빵을 비롯한 식품의 가격 상승을 ‘빵플레이션’이라 표현키도 했는데요. 그는 “여러 곡물 중 특히 밀이 문제가 되는 것은 쌀에 이어 국내 소비량 2위지만 자급률은 1%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제 원장은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20년 기준 45.8%, 축산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0.2%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라며, “만일 웃돈을 주고도 밀을 수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초래된다면, “쌀가루 등 대안을 찾는다고 해도 제과, 제빵, 가공식품, 외식, 유통 등 관련 산업이 모두 흔들릴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제 원장은 국내 식량위기의 위험은 해마다 심화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해마다 서울 면적 4분의 1에 해당하는 1만5천여헥타르 농지가 공단, 도로 등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고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식량안보가 국방만큼 중요하다’는 태세”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농업지원의 규모를 확대하고, 이와 더불어 “전국 농어촌을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균형발전 정책"이 필요하다 주장합니다. 인구유출 등과 관련한 ‘지역소멸’ 담론을 인용해,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 될수록 식량위기는 심화될 것이라 주장합니다.(한겨레.2022.07.25)
🙅🏻♀️ 곡물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해두어야 합니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은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급률을 높이려면 그에 맞는 농경지와 인력 등 인프라가 따라줘야 하는데 우리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의 현재 조건이 국내 농업을 양산하거나 보호하는 식으로 식량문제에 대응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대신 남 소장은 “안정적으로 공급처를 확보해 수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자국 내 농업생산량을 늘리기 보다는, 해외 농업공급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남 소장은 “주요 곡물 생산·수출국과의 무역협정에서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붙이거나, 해외 투자 시 식량 스와프(교환)와 같은 조치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경향신문.2022.07.09)
🙅🏻♀️ 농민과 농촌과 관련한 예산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윤병선 건국대학교 교수는 지난 6월 1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농업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윤 교수는 “2017년 개헌론이 나왔을 때 농민들이 ‘1987년 개헌 때 최저임금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처럼 이번에 농업 관련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합니다. “한때 농업소득은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의 95%에 달했”지만,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고 농산물시장이 개방되면서 지금은 60%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1970년대 농촌이 살 만했던 건 새마을운동 때문이 아니라 농업 개방 전이었기 때문”이라며, 농업과 관련된 자유무역의 그늘로 현재 농업과 농촌이 처한 위기를 설명합니다. 그러나 “올해 농업예산은 전체 국가 예산의 2.8%에 불과”하는 낮은 수준이며, 윤 교수는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금은 “농(農)을 보호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농민들은 직불금 예산을 5조원으로 늘리겠다는 공약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건 5년 후 목표치로 바뀌었”다고 아쉬워했는데요. 그는 “이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데 일조하는 농민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은 사회적 책무”라고 이야기합니다.(경향신문.2022.06.14)
✏️ 곡물가 상승과 식량위기 대응,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곡물가 상승과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은 어떠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까요.
곡물의 비축량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식량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지역균등발전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자국 생산보다는 해외에 안정적인 공급처를 마련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농촌 및 농민과 관련한 예산의 확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곡물가 상승과 식량위기 대응,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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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참여
이 토론에 11명이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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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한(곡성군 협업단장)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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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맥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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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디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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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관리자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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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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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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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I미키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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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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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uwoo_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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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도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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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2022.08.02.
댓글 (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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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2022.09.14. 16:51
농민/농업에 대한 지원이 기반되어야 하겠지만 농산물을 자급자족할 수 없는 만큼 곡물공급처를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가지 모두 병행진행해야 하겠지만 작은 국토와 기후위기로 인해 식량 자급율을 높이기 위한 막연한 인프라 투자보다 비축식량과 안정적 공급처를 갖는게 선행되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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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도 2022.08.04. 01:39
세 가지 모두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중규모 농민이 늘어나고 농업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2번에 투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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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2022.08.02. 17:56
저는 해결방안으로 제시된 3가지가 모두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선택지들이 서로를 보완해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도 당장 필요한건 비축량을 늘리는 것이지요. 점차 기후위기/식량자원의 무기화 등 식량 비축에 걸림돌이 많겠지만, 당장은 비축량을 늘려야합니다. 물가와 곡물가격이 폭등하는데 언제 인프라나 기반을 만들고 있습니까?
제시된 해결방안이 모두 실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