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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공산전체주의’는 사전에도 없는 생소한 개념이다?

  • Author: 수호
  • Created by: 2023.09.2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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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지속해서 ‘공산전체주의’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8월 15일 제78회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8월 29일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격려사에서도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이 분단의 현실”이라며 공산 전체주의를 언급했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는데요. 그 중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이 “공산전체주의라는 생소한 개념어를 6차례나 사용했다”라며 “윤 대통령이 사전에도 없는 ‘공산전체주의’라는 말을 정확히 무슨 의미로 썼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경향신문은 국립국어원이 시민의 문의에 ‘공산전체주의’가 국어사전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표현이라고 답변했다는 사실을 다룬 기사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공산전체주의’가 사전에도 없는 생소한 개념이라는 경향신문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해봤습니다.

 

국립국어원, 한국중앙연구원, 포털 모두 ‘결과 없음’

먼저 공산전체주의가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표현이라는 점부터 확인해봤습니다. 이번 검증에선 경향신문이 제시한 국립국어원이 제공하는 ‘한국어기초사전’을 비롯해 한국중앙연구원이 제공하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네이버 지식백과’, 포털사이트 다음의 ‘다음 어학사전’, 인터넷 백과사전 사이트 ‘위키백과’를 활용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정리한 대통령실의 게시글에서 해당 표현을 “공산전체주의”, “공산 전체주의” 두 가지 방식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검색 키워드는 “공산전체주의”와 “공산 전체주의” 두 가지로 설정했습니다. 총 5개의 사전을 통해 ‘공산전체주의’, ‘공산 전체주의’를 검색한 결과 등재되어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백과사전에선 ‘전체주의’ 혹은 ‘공산’과 관련된 단어가 검색되었으나 두 단어가 동시에 등장하는 사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경향신문의 주장처럼 공산전체주의는 적어도 온라인을 통해 확인이 가능한 국내 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개념으로 볼 수 없었습니다.

 

32년 간 언급된 기사는 ‘86건’ 뿐

사전 등재 여부와 함께 ‘공산전체주의’가 언론 보도에 얼마나 등장했는지도 확인해봤습니다. 언론 보도 분석은 빅테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를 활용했습니다. 정확한 검색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전인 2022년 5월 7일부터 빅카인즈에서 검색이 가능한 1990년 1월 1일까지를 검색기간으로 설정했습니다.

검색결과 “공산전체주의”로 검색된 언론 보도는 1건, “공산 전체주의”로 검색된 보도는 89건이었습니다. 이 중 같은 해에 발행된 기사가 중복으로 검색된 경우를 제외하면 총 86건이었습니다. 대략 32년 여의 시간동안 86건의 기사가 발행된 셈입니다.

기사를 발행한 언론사 명단은 생각보다 다양했는데요. 총 19개의 언론사가 관련 보도를 했습니다. 이 중 문화일보가 총 17건의 보도로 가장 많았고, 매일경제, 세계일보, 조선일보가 9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던 경향신문의 경우 1999년 발행한 ‘러,푸틴 신임총리서리 임명에 '술렁'-'KGB악몽 살아나나' 공포’ 기사에서 “공산전체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당시 경향신문은 KGB의 해체를 “공산 전체주의 상징물의 통쾌한 제거”라고 표현했습니다.

언론사

기사 건수

언론사

기사건수

문화일보

17

매일신문

2

매일경제

9

서울경제

2

세계일보

9

중부매일

2

조선일보

9

헤럴드경제

2

한국경제

8

부산일보

1

국민일보

6

서울신문

1

중앙일보

5

아시아경제

1

디지털타임스

4

파이낸셜뉴스

1

경향신문

3

한국일보

1

동아일보

3

 

보다 자세하게 분석해보니 86건 중 특정인 혹은 언론사의 주장을 담은 ‘칼럼’이 49건, 사건, 발언, 발표 등을 다룬 ‘스트레이트’가 37건이었습니다. 특히 스트레이트 기사에선 발언자를 함께 확인해봤는데요. 확인결과 표창원 전 국회의원의 발언을 다룬 기사가 1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표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하며 공개한 입장문에서 “비인간적인 공산 전체주의 북한의 남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이를 다룬 언론 기사가 여러 매체에서 나온 영향이었습니다.

표 전 의원에 이어 전광훈 목사 9건, 노무현 전 대통령 3건 등이었고, 극우 언론인 조갑제 씨의 발언을 다룬 기사도 1건 존재했습니다.

발언자(단체)

기사수

발언자(단체)

기사수

표창원

13

고려대 트루스포럼

1

전광훈

9

김광동

1

노무현

3

이인제

1

김진현

2

전대협

1

새누리당 당선인

2

정경희

1

해외통신

2

조갑제

1

정리해보면 언론 보도에서는 ‘공산전체주의’가 등장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32년 여간 86건의 보도에 그쳤기에 ‘공산전체주의’가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단어라고 볼 순 없었습니다.

 

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 등재된 논문은 단 ‘1건’

공개된 논문에서도 언급된 경우가 있는지 확인해봤는데요. 논문 검색은 ‘한국학술지인용색인’을 활용했습니다. ‘공산전체주의’와 ‘공산 전체주의’로 검색한 결과 모두 1건의 논문이 확인됐는데요. 2014년 발표된 ‘1950~70년대 ‘사상계’ 지식인의 분단인식과 민족주의론의 궤적’이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공산 전체주의’라는 표현이 딱 한 번 등장합니다. 맥락은 아래와 같습니다.

분단과 전쟁을 거치며 사상계 지식인들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립을 주장하며 냉전 상황과 대면하였다. 그들은 세계문화자유회의 지식인들과 같은 맥락에서 자유세계 대 전체주의 국가의 대결이라는 진영 논리로 세계를 인식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공산주의 비판에는 공산 독재 내지 공산 전체주의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종속적 위치에 있기는 했지만 파시즘 독재에 대한 비판이 뒤따랐다. 그러한 면에서 그들의 냉전인식은 극우 반공주의와 구별되는 반공 자유주의를 대변하였다.

이처럼 학술 논문에서도 ‘공산전체주의’를 활용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영문 표현으로 등장하는 서적 ‘1건’

공산전체주의라는 단어는 분명 한국어로 이루어진 단어이지만, 공산주의와 전체주의가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개념은 분명 아닙니다. 공산전체주의라는 단어, 혹은 개념이 해외에서는 활발히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만약 공산전체주의가 국내에서는 생소하더라도 해외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고 사용되는 개념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개념을 표현하기 위한 새로운 번역어로서 공산전체주의를 제시한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공산전체주의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단어들(totalicommunism, communitotalitarianism, totalitarian communism, communist totalitarianism)을 구글에 검색해봤습니다. ‘totalicommunism’과 ‘communitotalitarianism’의 경우 각각 0건과 1건이 검색되어 관련 기록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totalitarian communism’의 경우 500만 건 이상의 검색 결과가 등장했으나, 대부분 ‘totalitarian’과 ‘communism’이 함께 등장한 글들이 검색된 것이었습니다. 이는 두 단어가 결합되어 새로운 단어나 개념을 이룬 것이 아니었기에 유의미한 결과라고 보기 힘듭니다.

흥미로운 결과는 ‘communist totalitarianism’을 검색했을 때 등장했는데요. 냉전 시기 활동했던 반공주의 사상가 Bertram D. Wolfe가 1961년에 쓴 Communist Totalitarianism: Keys to the Soviet System’이라는 제목의 책이 존재했습니다. 이 책은 아마존을 포함한 온라인 서점과 국내외 대학 도서관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책으로, 당시 소련 사회를 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마존에 나와있는 ‘Communist Totalitarianism: Keys to the Soviet System’ 책 소개


저자가 과거 유명한 사상가였고 국내 일부 대학이 책을 소장하고 있긴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 책을 보고 공산전체주의라는 개념어를 번역하여 사용한 것일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입니다. 책의 초점 자체가 공산전체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것보단 소련 체제를 개괄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맞춰져 있고, 이 책을 제외하면 ‘communist totalitarianism’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를 발견하기 힘들며,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저자의 인지도가 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팩트체크 결과 정리

윤석열 대통령이 지속해서 언급하고 있는 공산전체주의는 경향신문의 주장처럼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개념이었습니다. 일부 언론을 통해 발언 등이 보도된 사례가 있었으나 보편적으로 자주 쓰이는 용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또한 학술논문과 해외 사례 역시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공산전체주의는 사전에도 없는 생소한 개념’이라는 경향신문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로 판정합니다.



*이 결과물은 바다, 정기훈, 수호 캠페이너의 협업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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