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 가을, 안양천을 걷는다..즐거움이 다가온다

  • 작성자: 도란
  • 작성일: 2020.10.19. 11:03
  • 조회수: 238

안양천 수변탐사대원 해처럼달처럼 님께서 공유해주신 기사를 올려봅니다 😊

우리 수변탐사대가 공감할 만한 기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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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0.10.15 기사 (전유안 객원기자)

이 가을, 안양천을 걷는다..즐거움이 다가온다 (클릭하면 기사로 이동)

전유안 기자의 코로나19 시대 건강처방전…안양천 산책

 (중략)

스스로 돌보는 사람들을 위한 ‘안양천 생태공원’

결론부터 말하자면, 걷는 일은 즐거움 이상의 체험이었다. 두 달 동안 매일 1만 보씩 걸었더니 내장지방만 5㎏을 감량했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자연 속에서 걷는 일은 흔히 ‘러닝머신’이라 불리는 트레드밀 앞 전신거울을 보며 나르시시즘 속에서 경보하는 것과는 다르다. 자연 속에서 걷는 건 ‘나’라는 존재가 자신을 느끼는 일이기 때문이다.

천변에서 발걸음을 떼면, 일렁이는 물빛, 익어가는 건초 더미, 보름달의 궤적까지 내 보폭에 스며들었다. 이런 천변 걷기 체험은 한강 지류가 많은 서울에서 걸을 때의 묘미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안양천변을 걷는 일은 청계천변이나 홍제천변을 걷는 것과 또 다르다. 멈춘 듯 흐르는 유유자적한 물빛이 안양천을 걷는 이들 얼굴에 노을처럼 스밀 때면 걷는 이 자체가 풍경의 하나가 된 듯하다.

진귀한 풍경이다. 이는 안양천이란 이름 때문일지 모른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몸을 쉬게 한다’는 단어 ‘안양’이라 이름 붙인 물길엔 ‘스스로 돌본다, 마음을 닦고 기른다’ 등 자신을 돌본다는 뜻도 두루 함축됐다.

지명을 연구하는 지리학자 오홍석씨는 ‘안양천’이라는 이름에서 불가의 ‘극락정토’ ‘안빈낙도’의 의미를 끌어내 책에 적기도 했다.(<땅 이름 점의 미학>, 부연사, 2008)

안양천 생태공원은 봄의 벚꽃길이 유명하다. 따릉이 정류장이 널린 덕에 양천구·강서구·구로구 주민들에겐 일찌감치 자전거 코스로 인기 있었지만, 3년 전 생태복원 공사를 거쳐 가을의 풍요로움을 더했다. 풍성한 안양천의 가을은 곧 도보 여행가들도 불러 모았다.

오목교 아래 인공적으로 조성한 개울가엔 숨어들기 좋은 버드나무와 바윗돌이 널렸다. 사람을 피해 홀로 찾아와 책 읽는 사람도 자주 보인다. 둑길엔 갈대숲과 코스모스, 핑크뮬리, 소국, 장미꽃밭이 펼쳐져 주목받는다. 철새도래지로 보호받는 하류 지역엔 백로와 해오라기, 오리들이 날아와 한철 쉬고 배불리 먹고 떠나는 모습이 볼거리다.

둑길 양쪽에 체육시설(축구장, 야구장, 국궁장, 양궁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캠핑장, 체력단련장)을 구획 따라 조성해 활발히 운영하다가 코로나19로 잠시 쉬었고, 이번 주부터 하나둘 문을 열어 전과 같은 활력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오목교에서 신정교까지 갔다가 다시 양평교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는 진입이 편하다. 자전거로 한 바퀴 돌면 20~30분, 걸어서 1시간30분~2시간 남짓 걸린다. 무엇보다 자전거 길과 걷는 길 구획이 명확해 안전하고, 낮밤 번잡하지 않은 점이 걷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원인 중 하나다. 걷는다고 주변의 번잡스러움이 변하지는 않지만, 그늘진 몸의 감각은 회복할 수 있다. 두 발을 더디게 놀려 집 밖으로 첫걸음을 내디뎌 본다. 안양천 생태공원은 고즈넉한 길을 찾는 걷기 초보자들에게 오히려 즐거운 길이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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